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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에게 AI교육이 정말 필요한가요?"란 질문에 선생님의 대답은

2021.08.06

" "초등학생에게 AI교육이 정말 필요한가요?"란 질문에 선생님의 대답은"

 
 
2021 학교에 가다
서울 잠현초등학교 편


 

2021년 확 달라진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

2021년도 어느새 반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여전히 COVID-19가 곳곳에서 우릴 괴롭히고 있지만 함께 노력하며 조금씩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지요. 2020년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 2021년 사회적으로 가장 신경 쓴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교육’이 아닐까 싶은데요. 일상 속 늘어난 제약이 기회의 축소 및 교육 격차 심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꿈을 향한 여정이 결코 멈춰져선 안 되는 만큼 양극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가장 필요한 때입니다.

 

▲ “재미있어요”,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잠현초등학교 주니어 SW 아카데미 수업

 

2013년부터 SW 지식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개척하도록 돕고 있는 삼성전자의 교육 사회공헌활동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 역시 이러한 문제 인식에 공감하며, 다양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학기 동안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기존의 중학교 과정은 물론, 초등학교 부문을 신설하였고 SW분야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AI를 주제로 선정해 전국 200여 학교 9,971명의 학생들을 만났어요.

 


 

10분마다 감탄사가 흘러나온 ‘초등학교 AI교육’ 현장

익숙한 듯 낯선 AI의 세계에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잘 적응하셨을까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복수의 학교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6월 24일에 찾아간 서울시 송파구 소재 잠현초등학교에서는 AI 얼굴인식 기술에 대해 알아본 뒤 AI보드 및 모터를 활용해 나의 비밀공간을 만들어보는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 질문하고 답하고, 여러 피지컬 보드를 직접 작동시켜보며 AI와 친해지는 아이들

 

“AI가 얼굴을 인식하는 원리, 이제 다들 알겠죠? 그럼 우리 생활에서 얼굴 인식 기술이 사용되는 사례를 한번 말해볼까요?” 선생님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손을 드는 아이들, 스마트폰 잠금 해제 정도의 답을 예상했던 필자는 한 아이의 답변에 깜짝 놀랐습니다. “무인 편의점에서 사람이 지나가기만 해도 얼굴을 인식해 결제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아, 이미 AI기술이 우리 일상 매우 다양한 곳에 자리 잡고 있구나, 그리고 이 아이들에겐 그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구나.’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존재를 실감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특성의 아이들을 능숙하게 리드하며 AI에 대한 흥미를 키워주었던 잠현초등학교 이용일 선생님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참고로 이용일 선생님은 2019년 잠현초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처음 시작한 신입 교사로 교육대학에서 과학 교육을 전공하셨답니다.

 


Q1. 80분 내내 정말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완전 몰입해 듣는 것 같던데요. 

아무래도 아이들은 자신이 실제 만져 보고 만들어 보는 등 직접 해볼 수 있는 요소가 있을 때 재미있어 하거든요. 오늘은 간단한 코딩 작업으로 AI보드에 연결된 서보 모터(Servo motor)를 움직여보고 이를 통해 나만의 금고까지 만들어보는 수업을 진행했던 터라 내용과 형식 모든 측면에서 인기가 높았던 것 같네요. (웃음)

 

▲ AI 얼굴인식 기술을 설명하는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는 모습

 

Q2. 그러게요. AI수업하면 컴퓨터 프로그래밍하는 모습이 주로 떠오르는데 얼굴인식 관련 뉴스를 보고 의견을 말하는 건 사회, 금고를 만드는 건 미술 수업 느낌도 났습니다. 자연스레 융합 교육이 일어나는 느낌?

네, 그렇게 했을 때 아이들이 AI를 더 가까이 느끼고 또 종합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수업은 잘 하는 아이들만 모여 있는 동아리가 아니라 한 반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이기 때문에 아이들마다 내용을 소화하는 속도가 달라요. 모두가 따라올 수 있도록 천천히 수업하다 보면 시간이 부족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다른 과목과의 연결 고리를 찾아 해당 수업 시간을 활용합니다. 얘기하신 것처럼 금고 만들기를 미술 수업에서 하는 식이죠. 그러면서 자연스레 융합 수업이 되는 것 같아요. 주니어 SW 아카데미 커리큘럼 자체의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 제공된 전개도로 금고 본체를 만들고 AI보드와 서보모터를 활용해 잠금장치를 구현한 모습

 

Q3. 그게 선생님의 AI교육 효과를 높이는 비법이군요. 다른 방법도 있으시다면 공유 부탁 드려요. 

비법이라면 거창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관심 가질만한 뉴스·영상 자료들을 평소 많이 찾아두고 사회수업이나 AI수업 등에 활용하는 편입니다. 함께 본 다음에는 새로운 기술이나 변화에 대해 자기 생각을 적어보게 하고요. 가끔은 저희 반에 주어진 예산으로 3D펜이나 드론을 사서 관심 있어 하는 아이들과 방과 후에 작동시켜 보기도 해요. “3D 프린터라는 것이 있는데 이 3D 펜도 비슷한 원리야” 알려줍니다. 우리 사회의 변화와 AI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설명해주고 충분히 알려주려 노력 중입니다.

 

Q4. 아이들이 AI를 굉장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AI에디터 또한 능숙하게 다룬다고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다는 말씀인가요? 실제 초등학생의 AI에 대한 이해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대부분 입문 단계라 할 수 있어요. 본인들이 쓰고 있음에도 “이게 AI야?” 하는 반응을 보일 때가 많아요. “집에서 AI기술을 활용하는 사람” 물었을 때는 손을 안 들다가 AI스피커나 로봇청소기도 AI의 일부라고 말하면 그제야 손을 드는 식입니다. 아직은 AI라고 하면 굉장히 먼 미래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도 이미 경험해본 것들이라 개념 및 사례 등을 알려줬을 때 습득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확실히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그것도 ‘AI세대’임을 느끼게 합니다.

 

Q5. 관련해서 여쭤봅니다, 초등학생에게 AI교육이 꼭 필요할까요, 너무 빠른 건 아닌지요?

교육에도 효과적인 타이밍이라는 게 있잖아요. AI가 촉발하는 사회 변화, 관련 기술에 대한 윤리적 문제나 태도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같이 생각하고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편으론 초등학교에서 접한 SW교육만으로 모든 아이가 이를 진로로까지 연결시키진 않겠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가능성의 꽃을 피우는 결정적 순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AI와 공존하는 아이들입니다. 그런 세대적인 특성을 반영한 AI교육이 하루 빨리 교육 현장에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AI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는 이용일 선생님

 

Q6. 평소 아이들의 AI교육 관련 많은 고민을 하신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이 주니어 SW 아카데미 수업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모든 아이들이 코딩 등 기술적인 부분까지 능숙하게 잘 다루면 좋겠지만 그 수준을 전체에 기대할 순 없을 것 같고요. SW교육이 무엇인지, AI 무엇인지 정도는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아 이 기술은 이런 원리로 작동하는 구나’, ‘우리가 만든 게 실제로 작동하는 구나’ 이런 경험이 쌓여 추후 심화교육을 받거나 진로로 발전시킬 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Q7. 수업을 듣는 모든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되길 바라시는 거군요, 그래서 ‘도우미 학생 시스템’도 고안하신 거예요?

네, 잘 하는 아이들을 도우미로 지정하고 어려워하는 친구들을 1:1로 도와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첫날은 “선생님 안돼요” 하는 말만 사방에서 울리고 그걸 제가 또 일일이 봐주다 보니 수업 진도가 안 나가더라고요. 뒤쳐지거나 포기하는 학생 없이 기본적인 건 다 만들어보고 확실히 알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합니다. 친구를 가르쳐주는 아이들은 그러면서 실력이 좀 더 늘기도 하는데요. 항상 그 친구들에게 고맙죠. 든든해요.

 

▲ 잠현초등학교 주니어 SW 아카데미 도우미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

 

▲ 친구들과의 협력으로 한 명도 빠짐없이 나만의 금고를 완성한 학생들

 

Q8. 마지막으로 이번 1학기 수업 진행하시면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꼽아주세요. 

주니어 SW 아카데미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들 교육 연수를 해주셨잖아요. 그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발표하는 팀 프로젝트 시간이 있었거든요.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보다 아이들이 생각해 낸 것이 더 기발하고 수준이 높을 때가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코딩 학습 시간에 각 블록마다 기능 몇 개와 AI보드의 특징 정도만 알려준 상황이었어요. 근데 그걸 가지고 캐릭터를 움직여서 할 수 있는 게임을 혼자 만들고 있는 거예요. 저를 포함해 선생님들에게 해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분이 많지 않을 걸요? (웃음) 이렇게 잠재력 높은 우리 아이들, 그 반대로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아직 AI에 대한 흥미나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AI교육은 꼭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해보려고요.

 

 


 

<학생 인터뷰> 6학년 이재영, 천상현, 박성수 학생

"AI보드로 다양한 걸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  왼쪽부터 천상현, 박성수, 이재영 학생

 

Q1. 오늘 수업을 포함해 주니어 SW 아카데미 참여하고 있는 소감을 말해주세요. 

재영: 평소에도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전문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까 정말 좋아요. (Q. 재미있어요?) 네 (Q. 도움도 많이 돼요?) 네. 제가 다른 건 해봤는데 코딩으로 모터를 작동시키는 건 안 해봤거든요. 해보니까 정말 재미있었어요.

상현: 저도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고 제 장래희망도 IT기업에서 핸드폰을 연구하는 거예요. 그래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이번에 모터 작동법을 확실히 알고 직접 구동해본 수업이 아주 재미있었어요.

성수: 그 동안 이런 SW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저 또한 전자기기에 관심이 있는 편으로 모터나 AI보드 같은 건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로 잘 알게 됐습니다. 집에서도 혼자 해보면서 ‘아 이건 이런 원리로 작동하는 거구나’ 깨달을 때 기분 좋았어요.

 

Q2. 상현 학생은 IT/테크 쪽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앞에서 얘기했고, 다른 두 친구도 관련 진로를 고려하고 있어요? 아님 이 분야에 관심이 많고 재미있어서 하는 거에요?

재영: 제가 딱히 진로를 컴퓨터 쪽으로 정한 건 아니지만, 현재도 일상생활에서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미래에는 더욱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알아두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성수: 저도 꿈이 완전 컴퓨터 쪽은 아닌데요. 거의 대부분의 직업이 컴퓨터나 핸드폰 같은 전자기기를 사용해 일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AI나 그런 것에 대해 관심이 많이 갑니다.

 

Q3. AI에 대해 배웠잖아요, 이걸로 만들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어요?

재영: 지금 사용하는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 AI보드에서는 글자를 치면 영어만 나타나는데 한글이 나오도록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DC모터를 이용해서 에어컨하고 금고 외에 다른 기기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상현: 저도 DC모터나 서보 모터로 다른 걸 만들어보고 싶고 프로그램을 응용해 주니어 SW 아카데미 AI에디터 프로그램에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해 보고 싶어요.

성수: AI보드로 스위치를 조작하고 DC모터나 서보 모터로 효과음을 내서 간단하지만 생생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성수 학생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요. 저희뿐 아니라 다른 학교 친구들도 주니어 SW 아카데미로 다양한 AI·SW 교육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여기에 정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자라나는 아이들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이긴 하나 관심 정도나 기타 여러 환경적 요소에 따라 AI를 경험하는 범위와 깊이는 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컴퓨터 활용 능력처럼 앞으로 SW, 특히 AI는 우리 아이들의 기본 소양이자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줄 유용한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SW교육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