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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밝은 미래를 꿈꾸는 MZ세대

2022.12.19

" 지속가능한 밝은 미래를 꿈꾸는 MZ세대 "

 
 
2022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 창작대회
지속가능상 수상자 전수환군 이야기

 

 

 

 

2014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9회를 맞은 삼성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Samsung Software Developer Conference, 이하 SSDC) 가 지난 11월 15일부터 양일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렸습니다. 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모여 강연을 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자리인데요. 일상 속 가볍게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부터 전문 비즈니스 소프트웨어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소프트웨어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흥미롭게 참여하며 배워갈 수 있습니다.

 

 

▲ 2022 삼성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올해 SSDC는 두가지 측면에서 더 특별했는데요. 하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시 오프라인에서 소통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소프트웨어 가능성을 논할 수 있었다는 점, 두번째는 2일차에 현직 개발자가 아닌 주니어 개발자가 강사로 참여하는 깜짝 세션이 마련됐다는 점입니다. 그 유일무이한 주인공은 바로 2022 삼성 주니어 SW 창작대회 지속가능상(대상) 수상자 전수환군! 전수환군은 ESG를 주제로 개최된 올해 대회에서 환경을 보호하는 척이 아닌, 진정한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어플을 개발해 호평 받았고 이번 SSDC에서 강의 형식을 빌려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게 된 것입니다.

 

▲ 착한 ESG 소비를 위한 첫 걸음 ‘쏘~쿨한 탄소생활’ 

 

‘쏘~쿨한 탄소생활’ 이라는 이름의 이 어플은 ESG 소비, 착한 소비를 하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사용자가 어플을 켜서 특정 제품의 바코드를 인식하면 해당 제품의 생산, 유통, 폐기되는 전 과정이 환경에 미친 영향을 *환경성적표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경성적표지(Environmental Product Declaration)란?

제품 및 서비스의 환경성 제고를 위해 제품 및 서비스의 원료 채취, 생산, 수송·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 대한 환경영향을 계량적으로 표시하는 제도

 

즉, 내가 구매하려는 제품이 저탄소 인증제품인지 환경을 덜 오염시키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어플인데요. 이외에도 자신의 저탄소생활을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누가 가장 환경보호에 힘쓰고 있는지 선의의 경쟁도 할 수 있습니다. 어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잊지 않으셨죠?

 

이 어플의 개발자가 중학생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성숙한 문제의식과 높은 솔루션 완성도에 잠시 성공한 스타트업 CEO로 착각할 뻔했습니다.

 

전수환군이 중학생이라는 것은 직접 만나면 단박에 느낄 수 있었는데요. 발표 전 긴장이 되는지 밥 한술도 뜨지 못하는 모습과 손을 주무르는 긴장한 모습에 담당자도 같이 긴장했지만, 강연장에선 언제 그랬냐는 듯 쿨~하게 ‘쏘~쿨한 탄소생활’을 주제로 강연을 잘 마치고 내려오는 모습에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 떨리지만 진심을 담은 강연은 언제나 통하는 법

 

강연 말미에는 “저 같은 중학생에게 공공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오픈 소스로 자료를 공유해주신 선배 개발자분들과 아이디어 실현의 기회를 제공해주신 삼성 주니어 SW 창작대회와 운영사무국 JA Korea에게 감사합니다.” 라는 소감을 밝히며 SSDC 자리에 참석한 수많은 선배 개발자들을 흐뭇한 미소 짓게 만들기도 했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내려온 수환군의 얼굴은 여전히 상기되어 있었는데요. 큰 무대에서 강연하느라 고생한 수환군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Q. 오늘 강연 잘 들었습니다. 긴장도 많이 됐을 텐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제 강연이 14시 40분 시작이었는데 아침 일찍 도착해서 다른 강연자 분들의 발표를 모니터링 했습니다. 실제로 강연을 보고 나니 많이 떨렸고 다른 선배 개발자분들에 비해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서 불안하기도 했는데요. 다행히 점심시간 리허설을 통해 어느정도 불안감을 해소했고 막상 강연을 할 때에는 많은 선배 개발자분들이 저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아서 긴장 반 설렘 반으로 기분 좋게 강연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 꼼꼼하게 리허설을 진행하는 전수환군

 

Q. SSDC 강연자로 섭외 연락을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A. 처음엔 걱정도 많았습니다. 학기 중이라 학교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바빴거든요. 시험 기간과 겹치기도 했고요. 그래도 개발자 선배님들 앞에서 저의 아이디어로 강연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올까 생각하니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완벽한 발표를 했다고 자부할 수는 없겠지만 준비한 만큼 아이디어를 어필할 수 있어서 뜻 깊었습니다.

 

Q. 풍문 (Feat. 수환군 어머님)으로 듣기에는 삼성 주니어 SW 창작대회 지속가능상을 수상한 후 학교에서 스타가 되었다는데 사실인가요? 

 

A. 제 입으로 스타…라 말하기는 부끄러운 것 같고요. (하하) 많은 축하를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학교 뉴스에 저의 수상 소식이 실리기도 했거든요. 또 교내 환경 관련 전시행사에서 저만의 단독 부스를 열어 ‘쏘~쿨한 탄소생활’을 학교 친구들 앞에서 시연하고 환경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지속가능상을 받은 제가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학교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뜻 깊고 뿌듯했습니다.

 

▲ 교내 뉴스에 실릴 정도로 스타가 된 전수환군  (사진 출처: 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 Newsletter, 22.10.7 발행)

 

▲ 학교에서도 지속가능 지킴이가 된 전수환군

 

Q. 그렇다면 수환군은 ESG를 주제로 한 2022 삼성 주니어 SW 창작대회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A. 저는 삼성 주니어 SW 창작대회의 구조가 정말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대부분의 대회는 결과물을 제출해서 이를 기준으로 채점하는 방식인데 창작대회는 아이디어로부터 시작해 전 과정을 평가하더라고요. 각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ESG에 대한 문제의식은 무엇인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이 무엇인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대회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삼성 임직원 멘토, 대학생 멘토, 지도 선생님 이렇게 한 팀을 이뤄 저의 생각을 실현할 수 있게 아낌없이 도와주시니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 엉뚱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싶어 참여했는데 상도 받게 되었답니다~

 

Q. 엉뚱한 생각의 시작점은 어디였고 이를 어떻게 실현시켜 볼 생각이었나요?

 

A. 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종이 빨대가 시작이었습니다. 기존엔 종이 빨대를 사용하면 맛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환경 보호 목적이니 참고 쓰자고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현실은 종이 빨대가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을 더 오염시킬 수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된 거에요. 환경 보호를 위해 맛이 없어도 참고 사용한 종이 빨대였는데 약간의 배신감도 들고... 이 감정을 저와 같이 환경을 생각한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ESG 소비에 지표가 될 탄소배출량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어플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삼성 주니어 SW 창작대회를 통해 이를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Q. 수환군의 쏘~쿨한 아이디어를 솔루션으로 실현하기까지 멘토분들이 큰 도움을 주셨을 것 같은데요. 멘토분들과는 여전히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나요?

 

A. 우연도 반복되면 인연이 된다고 하죠. 어찌 보면 정말 우연히 만나게 된 사이인데 저를 위해 역할을 각각 나누어 한 팀으로 움직였습니다. 삼성SDS 임직원 멘토 이승필 프로님이 전체적인 방향을 잡아 주셨고 대학생 멘토 이승관님은 트랜드에 민감한 MZ세대 답게 신선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도 교사였던 김연하 선생님은 결선 발표 준비에 도움을 주셨고 멘탈 코치 역할도 직접 해 주셨습니다. 창작대회 기간이 여름방학이었는데 정말 덥고 습했습니다. 또 중간에 막히는 부분은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 멘토님의 도움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고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멘토님들은 창작대회 마지막 시상식날도 자리에 직접 오셔서 축하해주시고 오늘 SSDC에서 강연자로 나서게 되었다고 말씀드리니 일정만 없었다면 참여했을 텐데라고 아쉬워하며 또 한 번 축하해 주셨는데요. 창작대회를 통해서 상도 받았지만 좋은 인연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눈만 봐도 서로의 니즈를 알 정도로 잘 맞았던 멘토님과 지도교사쌤 (사진출처: SSDC 다시 보기 영상 캡쳐)

 

Q. 오늘 발표에서 ‘쏘~쿨한 탄소생활’ 어플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는데요.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A. 어플을 개발하고 나서 개선할 점을 살펴봤는데요. 일단 무료 호스팅 서버를 사용하다 보니 사용자가 10명 정도만 접속해도 어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일단 서버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고, 상용화를 위해 수익창출 방안 또한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가치지향적 서비스일수록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ESG와 환경보호라는 공통적인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제 어플을 통해 저탄소생활을 실천하고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개설할 계획입니다.

 

 

어플을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선사항까지 고려하는 모습을 보니 미래의 글로벌 AI·SW인재의 모습이 살짝살짝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환군에게 개인적으로 궁금해진 점도 한 두 개씩 생겨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Q. ‘Martian Apple Tree’ 는 수환군을 설명하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A. 오늘 강연을 시작할 때 ‘화성에 사과나무를 심고 싶은 전수환입니다’ 라고 제 소개를 할 정도로 저의 상징과도 같은 표현입니다. 일단 사과는 여러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뉴턴의 머리 위에 떨어진 사과는 새로운 발견을 의미하고 마틴 루터킹 목사의 ‘내일 세상이 멸망할지라도 나는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을 것이다’에서 사과는 희망과 미래를 상징하죠. 화성은 아직은 개척되지 않은 미래지향적인 공간인데요. 이처럼 아직 개척되지 않은 곳에 희망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으며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과도 같습니다.

 

▲ 화성에 사과나무를 심고 싶은 미래의 개발자 전수환군

 

Q. 수환군이 직접 그린 ‘화성에 사과나무를 심는 그림’이 너무나도 귀여운데요. 그림을 통해서 생각을 전달하는 것 또한 좋아하고 잘 하는 것 같던데 SW와 그림을 연계해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또 있나요?

 

A. 이번에 삼성 주니어 SW 창작대회를 준비하면서 공공데이터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정부나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데이터를 이렇게 다양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지만, 그 데이터를 모든 사람이 쉽게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건 또 다른 문제더라고요. 숫자의 범위가 크기도 하고 용어적인 어려움도 있죠. 그 중에서도 저는 특히 어렵고 낯선 법률 서비스 관련 공공 데이터를 그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해서 정보 취약계층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끔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수환군의 미래의 꿈, 비전이 궁금합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A. 저는 AI 윤리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AI는 인간이 주는 정보를 가지고 외부의 오염이나 편견, 간섭없이 목적에 따라 그대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어진 정보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기도 합니다. 정보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윤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윤리적인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채 AI가 발전한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AI의 판단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차 같은 경우 *트롤리 문제와 같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AI가 내리는 판단이 과연 윤리적으로 올바른 판단인지에 대한 딜레마가 있죠. 저는 AI의 발전과 공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신뢰를 줄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데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윤리적인 기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윤리적인 결정 능력을 갖춘 AI를 만들고 싶습니다.

 

*트롤리 문제(Trolley Dilemma)란?

윤리학 분야의 사고실험으로, 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롤리 상황에서 다섯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도덕적으로 허용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를 말한다.

 

마지막 질문을 하면서 ‘세계적인 IT 기업에 취업해 IT 시장을 이끌어 갈 것’ 같은 종류의 답변이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실제 돌아온 대답은 여러모로 의외였습니다. 전수환군이 나이를 뛰어넘는 성숙한 생각 그리고 듣는 사람까지 희망적으로 만드는, 기분 좋은 확신에 찬 생각을 가진 미래 인재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길이라면 더 어려운 길을 선택한 수환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는 것과 ‘꺾이지 않는 마음’ 이겠죠.

 

마지막으로 수환군에게 운영사무국의 명함을 준 것이 유독 기억에 남는데요. 전수환이라는 이름이 담겨있는 AI 윤리학자의 명함을 받는 날까지 꿈과 미래를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 화성에 사과나무를 심는 그 날까지 응원합니다!!

 

 

▪ 해당 인터뷰는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으며, 사진 촬영 시에만 안전거리를 확보 후 촬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