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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업에 있어서는 선생님도 학생들도 출발점이 같죠”

2022.03.04

"  AI 수업에 있어서는 선생님도 학생들도 출발점이 같죠   "

 
 
2021 학교에 가다
관동중학교 편


 

▲ 자유학년제로 AI 수업을 진행한 김남우 선생님  

 

 

Class Sketch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합니다. 강과 산이 변할 만큼 긴 시간 한 가지 분야를 꾸준히 탐구하고 실행해온 사람들을 우리는 베테랑이라 부릅니다. 베테랑이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는가와 안주하는가의 선택은 본인뿐 아니라 주변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김해시 관동중학교에서 만난 김남우 선생님은 전자였습니다. 덕분에 학생들은 긍정의 에너지를 받으며 AI를 배워나갑니다. 관동중학교에 방문한 날은 마침 학생들이 3주간 준비한 프로젝트 수업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수업 전부터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은 발표 준비로 분주한 모습입니다. 어떤 아이디어들이 나왔을지 부푼 기대를 안고 학생들의 발표를 기다립니다.  

 

▲ 프로젝트 발표에 앞서 코딩한 대로 구동되는지 마지막까지 테스트하는 학생들  

 

수업 종이 울리고, 드디어 학생들이 공들여 준비한 문제해결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시간. 혹여나 학생들이 발표를 앞두고 긴장할까 봐 김남우 선생님은 격려의 말도 잊지 않습니다.  

 

“평소에 잘 알고 있던 것도 긴장을 하면 발표할 때 버벅대고, 잘 구동되던 시스템도 오류가 나거나 시행이 안 될 때가 있어. 그래도 당황하지 말고 자신 있게 3주간 준비한 것을 이야기해보자. 너희는 배우는 사람들이니까 실패해도 괜찮아.” 

 

선생님의 격려 한마디에 아이들의 표정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아이들이 직접 제안한 문제해결 프로젝트 주제는 ‘미술품 도난방지 장치’, ‘쓰레기 투척 경고 시스템’, ‘마스크 구분 기계’ 등 다양했습니다. 95분의 수업시간 동안 7개 조의 열띤 발표가 끝나고 학생들은 서로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 학기 동안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와 아이들이 함께 만든 크고 작은 변화가 눈앞에 펼쳐진 시간, 그 변화를 이끈 중심에는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도록 기회를 마련해주고 실패의 과정 속에서도 격려해주는 김남우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Growth Story  

 

 

정보 교과 담당 김남우 선생님 

 

 

아이들이 직접 낸 아이디어로 발표하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어떻게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로 AI 수업을 운영하실 생각을 하게 되신 건가요?  

예전에 이 프로그램을 수업한 동료 선생님에게 들어 알고 있던 차에 공문을 보고 신청했어요. AI 교육의 필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고, 마침 올해 저희 학교가 AI 교육 선도학교에 선정됐거든요. 2021년 이 프로그램의 수업 주제가 AI라는 사실이 굉장히 반가웠죠.  

저는 12년째 정보 교과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SW 수업은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지만, AI 교육을 하기엔 스스로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AI 수업을 시도하면 수업 방향, 지도 방법 등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들었어요.   

 

Q 관동중학교는 3년간 AI 선도학교를 운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기존 SW 교육과 AI 교육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 동안의 SW 수업이 프로그래밍 중심이었다면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와 함께하는 AI 수업은 AI 기능을 활용한 문제해결 성격의 수업인 것 같아요. 다른 말로 SW 수업이 학생 개인의 문제해결 능력을 중시한다면, AI 수업은 개인의 문제해결 능력을 통화 사회적인 문제도 해결하는 쪽으로 확장된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수업이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합니다.  

앞선 질문에서도 답변 드렸듯이 이 수업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사회 전반에서 찾아냅니다. 개인이 느끼는 불편함에서 더욱 넓은 시선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를 관찰하고 해결방안을 AI로 실현하는 수업이죠. 이러한 의도를 아이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물론 수업 1년 만에 아이들이 사회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다른 사람처럼 변화하진 않죠. 하지만 문제 해결에 대해 논의할 때 아이들의 시야가 확실히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들이 AI 수업을 흥미롭게 여기는 편인가요? 가장 흥미롭게 받아들인 단원이 있다면요? 

의외로 ‘AI 도입’에 대한 단원을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조선 시대 생활 속에 AI를 접목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상상해보는 내용인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AI라고 하면 먼 미래를 떠올리기 마련이잖아요. 고정관념을 깨고 과거의 삶에 AI를 접목해 보도록 만든 것은 교사인 저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접근이었어요.  

 

재미있는 수업이지만 AI를 어려워하는 학생도 있을 만한데 아이들 반응은 어떤가요?  

당연히 수업을 아주 잘 알아듣는 아이가 있고, 이해 못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건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적성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과제를 내줄 때 아이들 수준에 따라 문제를 세분화해서 내줍니다. 똑같은 과제를 내주면 잘하는 아이는 시시하게 느끼고, 어떤 아이는 어렵게 느끼겠죠. 그래서 과제를 여러 종류와 단계로 세분화해 아이들 수준에 맞춰 내주고 막막함을 느끼지 않도록 지도하는 편입니다.  


▲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하고 발표하며 함께 키우는 컴퓨팅 사고력과 발표력  

 

Q SW 수업을 오래 해오셨지만, AI 수업은 처음이다 보니 선생님도 수업 준비에 고민이 많으실 듯한데 어떠셨나요?  

컴퓨터교육을 전공해 12년간 정보 수업을 해왔기 때문에 나름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AI 수업을 준비해 보니 제가 새로 배워야 할 게 많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현직 교사라 해도 AI 교육을 배워본 적 없다면 아이들과 같은 출발점에 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AI 관련 연수, 강의를 들으면서 전문성을 쌓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코딩한 대로 AI가 휴지를 인식하고 명령을 내리는지 확인하는 ‘쓰레기 투척 경고 시스템’ 발표조 

 

말씀하신 대로 정보 교육에 있어 자부심이 상당하실 텐데 다시 새로운 걸 배워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마음먹기가 쉽지는 않았을 거라 짐작도 드는데요?  

네, 맞습니다. 다소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사실 정보 교과에 AI가 별도로 나오지 않으니 AI를 따로 배워 가르칠 의무는 없었던 거죠. 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적어도 아이들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자문하게 되더라고요. 10년 전 배운 지식을 고수할 게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AI를 지식으로 쌓아둘 게 아니라 제대로 배워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어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교사 연수도 받고 틈틈이 유튜브나 책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 휴대성이 용이한 태블릿 PC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관동중학교의 AI 수업 

 

 

Closing Comments 

 

 

김남우 선생님의 말씀처럼 AI는 정보 교과 담임 선생님에게도 낯선 분야입니다. 학생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인데요.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유튜브와 책을 찾아보며 AI에 대해 공부를 한다는 김남우 선생님의 말씀이 더욱 인상적으로 남습니다. 김남우 선생님은 강조합니다. “어떤 불의가 벌어졌을 때 가장 앞에 서서 온몸을 불사르는 그런 용기를 내는 것만이 정의가 아니거든요. AI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것을 통해 정의로운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선생님이 바라는 그 정의를 실현하는 데는 AI가 중요한 도구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