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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라는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 "
전북 전주완산초등학교 편
음성 작동 스마트 에어컨을 직접 만들었어요!
쉬는 시간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운동장 곳곳을 누비던 아이들이 수업 종소리에 후다닥 교실로 들어갑니다. 놀다 멈춘 것에 대한 아쉬움, 수업에 대한 걱정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얼굴 가득 설렘마저 묻어납니다. 엄청 재미있는 수업이 기다리고 있나 봅니다.
▲ 음성인식 스마트 에어컨을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목소리를 녹음 중인 학생들
네, 이날은 주니어 SW 아카데미 과정 중 음성인식으로 스마트 에어컨을 작동해보는 수업이 진행됐거든요. 코딩을 하고 AI보드와 모터를 연결하고 목소리로 AI학습까지 시키느라 아주 분주합니다. 그래도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에어컨 켜줘, 멈춰”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교실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잘 안 되는 부분은 다른 친구, 선생님과 함께 풀어갑니다. 이윽고 ‘위이이이잉~’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에어컨 모형이 작동합니다. 학생 한 명이 에어컨 모형을 얼굴에 가까이 가져가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크게 외쳤습니다. “아, 시원하다”
전교생 80여명의 작지만 강한 학교
주니어 SW 아카데미와 함께하는 학교 중에는 전교생이 100명 남짓인 아담한 현장도 많습니다.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기존 수업의 커리큘럼 안에서 유동성을 발휘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반면, 새로운 분야의 경우엔 커리큘럼부터 교재, 기자재까지 준비할 것이 많다 보니 자체적으로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죠. 그래도 선생님들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십니다.
▲ 전주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주완산초등학교 전경
전교생 80여명의 전주 완산초등학교도 그 중 하나입니다. 무려 11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학교인데요. SW교육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한소망 선생님이 부임한 4년 전부터라고 해요. 당시엔 인프라가 부족해 제대로 된 수업을 하기 쉽지 않았지만, 선생님과 학교의 꾸준한 준비로 올해 1학기 주니어 SW 아카데미 수업을 진행하게 되셨다고 해요. 2학기엔 정보 전용 교실까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AI라는 새로운 세계를 흥미롭게 탐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한소망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Q1. 규모는 작지만 그 어떤 수업보다 밀도 있고 풍부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수업 받은 11명 학생들이 6학년의 전부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이 아이들이 6학년 전체이고요. 전교생 79명에 선생님 5명, 교장·교감 선생님까지 모두 포함해도 100명이 안 되는 아담한 학교입니다. 1906년 개교했으니까 학교 역사를 따지면 110년이 훌쩍 넘었네요. 한때는 전교생이 1,500명도 넘었다고 하니 더 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만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아요.
▲ 우리 생활 속 적용된 AI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한소망 선생님
Q2. 작은 학교에서 AI교육까지 챙기시는 게 쉽지는 않으실 듯 한데요. 선생님께서 정보 교실도 만들고 첫 AI수업을 진행하시면서 개인적으론 인공지능융합대학원도 다니신다고 들었습니다. 열정이 대단하세요!
완산초등학교에 온 지 4년 정도 되어 갑니다. 실과 수업을 전담하며 처음에는 시설이 부족해 SW교육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 동안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한 노력의 결과가 꽃을 피우는 것 같아 기분이 좋고요. 그 중 상당한 부분이 주니어 SW 아카데미를 통한 것이어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인공지능융합교육대학원에는 지난 9월부터 다니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교육 분야와 AI를 융합하는 것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아직 개론을 마친 정도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큰 도움은 주지 못하고 있어요. 대신 교사로서 AI·SW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역량이 커지는 일이기에 수업을 진행하는 부분에선 도움이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저도 아이들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AI보드와 DC모터를 활용해 AI 음성 학습의 원리 및 적용 기술을 입체적으로 배우는 모습
Q3. 선생님이시자 학생인 셈이시군요. 그래서 주니어 SW 아카데미 수업 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도 조금은 남다르시지 않을까 싶은데 어떠세요?
저는 학생들의 ‘긍정적인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 완산초등학교 아이들은 사교육 경험이 거의 없어요. 새로운 기술을 학교에서 배우는 경우가 많죠. 첫 만남이 어렵고 힘들고 그렇게 부정적인 느낌으로 남으면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잖아요. 특히 어린 학생들은 더 그렇고요.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 성취감 등을 통해 아이들이 계속해서 SW에 관심을 두길 바랍니다. 흥미롭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인 것 같습니다.
Q4. 선생님께서 한 명씩 상황을 확인하고 고쳐주시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가요?
네, 학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모든 아이를 찬찬히 봐줄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작은 학교의 장점이죠. 물론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하지만 참여한 아이들이 각자 미션을 달성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하고 격려하면서 그래도 안 되면 함께 고쳐 가기도 합니다. 아이 스스로 ‘나도 할 수 있구나, 인공지능은 재미있다’라고 느끼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교육합니다.
▲ 한소망 선생님이 11명 학생들의 진행 정도를 일일이 확인하고 도와주시는 모습
Q5. 오늘 수업에서도 학생들 표정이 참 밝고 AI에 대해 무척 흥미로워한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수업을 진행하시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으실까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참 순수해요. 자연환경도 좋지만, 1학년부터 6학년까지 6년 동안 같은 반 같은 아이들끼리 지내다 보니 전교생과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님들끼리도 잘 알고 지냅니다. 덕분에 수업 분위기도 경쟁보다는 화목함이 묻어나지요. 그런 분위기가 처음 보신 분들에게도 느껴지나 봅니다.
음, 수업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교과 수업에서는 이른바 공부 잘하는 학생이 주목을 받거나 수업을 리드해 가는데요. 반면 주니어 SW 아카데미는 창의적인 아이들이 눈에 띄는 수업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혼자 앞서가기 보다 서로 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매 실습수업 때마다 목격하지만 항상 새롭게 보이고 그 모습을 통해 감동합니다.
▲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주니어 SW 아카데미의 다양한 AI교육 키트
Q6. 창의적인 학생은 어떻게 다른가요?
창의적인 학생들은 정답보다 해답을 찾는 데 능숙하다고 할까요? 그러다 보니 두려움도 적은 것 같습니다.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합니다. 이런 자세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됩니다. 평상시엔 평범한 학생인데 유독 이 수업에만 들어오면 자신감 넘치고 빠르게 치고 나가는 아이들이 있어요. 기특해요.
Q7. 그런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서로 도와 수업을 진행한다는 거죠?
AI수업은 다들 처음이라 사실 수준은 비슷해요. 그 중에서 좀 더 빠르게 적응하는 친구들이 있는 거죠. 시작점이 같다 보니 모르거나 잘 안 되는 건 서로 돕고 지난번 도움 받은 친구가 이번에는 먼저 돕기도 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AI·SW에 대한 소양과 함께 미래세대에 요구되는 역량에 창의력과 협동·배려심 등 인성도 포함됨을 고려했을 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로 협동하고 배려하면서 SW역량은 물론 인성까지 키우고 있는 완산초등학교 학생들
Q8. 좋았던 기억도 있겠지만, 수업을 진행하시다 보면 난감한 상황도 있을 것 같은데요.
난감한 상황까진 아니지만, 평소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을 접해보지 않아 낯설어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심지어 수업 첫 시간에 전원 버튼을 못 찾는 학생도 있었답니다. 여전히 키보드에 익숙하지 않아 독수리 타법으로 코딩 명령어를 하나씩 입력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아이들은 변화에 워낙 빨리 적응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금세 따라오죠.
Q9.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나가셨어요?
뾰족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웃음) 수업을 더 길게 합니다. 보통 2시간 정도 해야 하는 수업 분량을 저희는 3시간 이상 하기도 해요. 그래서 동료 선생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수업 시간을 미룬다든지 뒤에 있는 수업과 바꾼다든지 합니다.
▲ AI라는 새로운 세계는 여전히 낯설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해 즐거움이 더 크다는 아이들
Q10. 수업시간을 조정하는 게 쉽지 않으실 텐데, 어떻게 가능한가요?
선생님들께서 학생들 중심으로 생각하고 배려해주신 덕분입니다. 교사 5명이 전교생을 가르쳐요. 선생님과 학생들은 물론이고 마을 주민 분들 그러니까 학부모님들끼리도 서로 알고 지낼 정도로 아담한 학교라서 가능한 것 같습니다. 여유 있게 진도 나간 수업은 조금 먼저 끝내주시거나 조금 늦게 시작해 주십니다. 탄력적으로 그 시간을 이용해 수업을 더 진행해요.
Q11. 인터뷰 막바지입니다. 주니어 SW 아카데미 운영 소감과 바라는 점을 여쭤봐도 될까요?
좋은 SW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주신 삼성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전에 졸업한 우리 학교 학생들은 SW교육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이번 주니어 SW 아카데미 수업을 통해 지금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줄 수 있었습니다.
한편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 정도 내용이면 다른 과목과 융합해 교육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술 시간에 에어컨 모형을 직접 디자인해볼 수도 있고 국어 시간엔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융합 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발전 시켜 실제 수업 때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교사의 역량이 중요할 거예요. 다른 과목과 접점을 찾고 어떻게 연계해야 할지, 또 어느 수준으로 진행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혼자의 힘으론 어렵겠지요. 관련 사례들을 주니어 SW 아카데미 연수 때 공유하고 교육한다면 교사들에게 든든한 지원이 될 것 같습니다.
Q12. 마지막으로 주니어 SW 아카데미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신다면요.
새로운 세상과의 교감을 위한 첫 기차. 우리 학생들은 주니어 SW 아카데미를 통해 처음으로 AI·SW교육을 접하게 됐습니다. 아이들 인생의 여정 속에서 AI란 새로운 세상과 연결해 준 역사적인 일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AI교육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최첨단 기술을 강조하기에 앞서 학생들을 향한 어른들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완산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한소망 선생님의 밝은 웃음이 기억납니다. AI교육이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 누구나 평등하고 보편적인 교육이 되길 희망합니다. 주니어 SW 아카데미와 함께하는 AI수업 탐사기,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