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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변하는 사회, 아이들이 미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죠
(AI교육 꿀팁 공유) "
전남 목포혜인여자중학교 편
중학생 대상의 AI교육은 어떤 모습일까요?
잠현초등학교에 이어 이번엔 중학생과 함께하는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 현장으로 목포혜인여자중학교를 찾았습니다.
▲ 뒤로는 푸르른 자연, 앞에는 목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목포혜인여자중학교
신록 우거진 산을 배경으로 국내 최장 케이블카가 보이고 바로 아래 그리스 신전을 닮은 목포혜인여자중학교가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언덕 지형을 아무렇지 않게 올라가는 학생들 사이로 ‘평소 운동 좀 할 걸.’ 후회의 발걸음을 옮겼죠.
드디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뒤를 돌아보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목포 시내 전경! ‘와 이렇게 웅장한 풍경을 보면서 꿈을 키우는 학생들은 누구일까’, ‘이들의 AI교육 현장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설렘 가득 안고 교실로 향했습니다.
14년 경력 정보 교과 선생님도 쉽지 않았던 AI교육, 그래도 도전하는 이유
이른 아침부터 컴퓨터 교실 안이 학구열로 후끈합니다. 스무 명 남짓의 1학년 학생들이 김성영 선생님과 함께 텍스트 정보로 AI를 학습시켜 ‘챗봇’ 만들기에 도전 중이었습니다. 어느 목적의 챗봇을 만들고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챗봇을 작동시키기 위해 어떠한 요소가 필요한지, 이를 블록코딩으로는 어떻게 구현하는지 등의 복합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 학생들이 쉽고 흥미롭게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된 ‘주니어 SW 아카데미’ AI에디터 화면 모습
목포혜인여자중학교는 1965년 개교한 유서 깊은 학교인 동시에 2018년~2019년 SW 체험탐구 중심학교, 2020년 SW 교육 선도학교, 2021년 AI 교육 선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답니다. 이를 이끌고 있는 김성영 선생님은 14년 동안 정보 교육을 담당해온 베테랑이신데요. 그런 선생님에게도 SW교육을 학교에 정착시키고 특히 AI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해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노하우를 들어 보았습니다.
Q1. 정보 교과목을 오래 맡으셨다고 들었습니다.
10년 정도 다양한 곳에서 SW교육 강사 활동을 했고 4년 전부터 목포혜인여자중학교 정보 교과 담당 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정보 교육 초기에는 한글 파일이나 엑셀 등 주로 문서 작업을 가르쳤고 이후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도 많이 가르쳤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리고 지금은 코딩에 AI까지, 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 목포혜인여중 주니어 SW 아카데미 수업 전경
Q2. 맞아요, 한동안 코딩 열풍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죠. 그런데 AI는 이보다 범위가 더 넓은 정보 교육이잖아요. 본격적인 AI교육은 언제부터 진행하셨어요?
작년부터요. 기술·실과 과목에서 하는 정보 교육 외에 1학년들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이용해 별도로 AI교육을 진행했어요. 근데 당시는 마땅한 커리큘럼이 없으니까 급한 대로 관련 책을 구입해 혼자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교재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죠. 다른 일과 병행하며 레퍼런스가 많지 않은 일을 새롭게 하려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올해도 그걸 업데이트해서 사용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주니어 SW 아카데미의 주제가 ‘AI’라는 거예요. 너무 반가워서 바로 신청했어요. 아마 모집 첫날인가 지원했을 거예요. (웃음) 이런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교재가 꼭 필요했어요.
▲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Q3. 기본 정보 교육 외에 주니어 SW 아카데미도 운영하시고 기타 ‘SW사고력 경진대회’, ‘SW창의융합 해커톤 캠프’ 등 소프트웨어 관련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수도권 대비 인구가 적은 만큼 최신 분야 교육 인프라가 들어오는데도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사회가 급격히 변하면서 미래 인재의 역량으로 컴퓨팅 사고 능력, 융·복합적 사고능력, 거기에 AI와 관련한 소양까지 요구하기 시작했는데 막상 아이들이 이런 교육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학교에서라도 아이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힘닿는 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한다고 모든 학생에게 도움이 되진 않을 거예요. 그래도 관련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는 친구와 없는 친구는 차이가 날 거라 생각합니다.
Q4. 중학교 1학년들의 AI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도,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할까요?
대체로 입문 단계라고 봐야겠죠? 그리고 여학생과 남학생의 관심사나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달라서인지 AI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초반엔 꽤 많았어요. 근데 막상 해보면 또 잘하고 섬세한 부분까지 고려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아이들이 안 해봐서 그런 거다,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SW사고력 경진대회’ 등 전교생이 필수로 참여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벤트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면 된다’는 걸 실감한 포인트는 또 있어요. 1학년이 입문 단계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2학년 들어가면 또 달라져요. 1학년 때 기초를 잘 닦은 아이들은 교내 대회를 통해 전국 단위 외부 대회에 나가기도 하고요. 같은 질문에 1학년과 3학년이 써내는 답의 수준도 다르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AI교육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미디어에서 AI를 다루는 경우도 많아지고 컴퓨터 관련 기술 또한 많이 늘어나서인지 예전에 ‘그런 거 안 배워도 괜찮아’ 하던 분위기가 지금은 달라졌음을 느껴요. 이럴 때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야지 다짐하곤 합니다.
▲ AI 챗봇의 대답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김성영 선생님
Q5. 목포혜인여중은 올 해 AI선도학교이기도 하잖아요. SW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학교 전체가 공감하는지, 예전부터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I 자체가 우리 사회 의제가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고 학교 교육 과정에서도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교육보다는 관심이 적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정보 교육이 필수 과목이 되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셨고요. 또 제가 SW 체험주간을 만들어 이것저것 활동하고, 무엇보다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높은 만족도를 확인하시면서 더 긍정적으로 보시게 됐죠. 그 결과 아이들이 외부에서 수상까지 하니 ‘우리 학교 학생들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이구나’ 생각하시고 지금은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께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밀어주십니다. (웃음)
다른 과목 선생님들도 관심이 커지셔서 2학기에는 융합 수업도 시도해보려 해요. 예를 들어 체육 시간에 여러 운동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배우고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촬영하면 이를 AI학습용 이미지, 모션 데이터로 활용하는 식입니다.
▲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1대1 코칭으로 보완해주는 모습
Q6. 평소 정보 교육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셔서 인지 노하우도 풍부하신 것 같아요. 이밖에 시도해보신 특별한 수업 방식이 있으실까요?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잖아요. AI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요. 이를 좀 더 우리 사회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 포털 사이트’를 활용한 수업을 한 적이 있어요. 이 사이트에 접속해 공공데이터와 활용 사례를 살펴본 뒤 우리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직접 발견하고 특정 데이터를 끌어와 어떻게 AI와 접목할 것인지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우선 이런 사이트가 있다는 걸 아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워합니다. 그 존재 자체를 알게 되는 것 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Q7. 여러 활동을 하시니까 수업에서도 다양한 일들이 생길 것 같은데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을 꼽으신다면요.
아이들이 수업 내용을 이해해서 마지막 결과물이 잘 나왔을 때는 매 순간 감동이죠. 그리고 아이들에게 AI 관련 예제로 ‘우간다의 군대벌레 퇴치’ 문제를 준 적이 있었거든요. 안 그래도 기아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나라에 옥수수를 모두 갉아먹는 벌레가 무더기로 나타나 큰 문제가 되었고, 한 여성 개발자가 AI 모델링을 통해 퇴치에 기여했다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딱 여기까지만 얘기하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AI에 적용해볼 수 있을지 과제를 냈습니다.
AI의 기본만 배운 아이들이 데이터 분석이란 걸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해내더라고요. 벌레의 성장 단계별 더 효과적인 농약을 쓰도록 하는 것을 큰 줄기로 벌레의 성장 모습을 AI에게 이미지 학습시키겠다는 거예요. ‘아 여기서도 여성 개발자가 나오는 건가’ 놀랐습니다. 하하
Q8. 마지막으로 중학생의 AI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건 무엇인지 여쭤봅니다.
아이들의 사고력을 길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코딩 하는 건 제가 어떤 블록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고 또 나중에 책을 참고하더라도 그 과정에 있어야 할 요소, 즉 알고리즘 순서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한 번씩 직접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주니어 SW 아카데미도 체계적인 커리큘럼 속 사회 문제를 발견해 AI로 솔루션을 찾아보는 활동이 반복적이면서도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니까요. 이를 다른 SW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에 응용해 활용할 수도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학생 인터뷰> 1학년 박시현, 설보윤 학생
"낯설지만 재미있는 AI수업,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왼쪽부터 박시현, 설보윤 학생
Q1. 주니어 SW 아카데미 수업 어때요?
보윤: 어렵긴 한데 수업하면 재미있어요. 선생님이 도와주시면 잘 할 수 있어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2. 수업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어디예요?
시현: 모션 학습에서 동작을 촬영해 AI에 데이터 학습시킨 후 테스트하는 수업이 재미있었어요.
Q3. 어떤 주제로 진행했는데요?
시현: ‘런지’였는데, 잘못된 자세와 바른 자세를 학습시켜서 테스트 이미지를 넣으면 잘못된 자세인지 알맞은 자세인지 알게 하는 거였어요.
보윤: 저희 팀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를 이미지 데이터로 만들어서 올바른 단어 표현인지 보는 것을 해봤어요.
Q4. AI를 활용해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보윤: 선생님 도움 없이 짝꿍이랑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어요. 저희가 진행했던 청각장애인 프로젝트 확장판 같은 거요.
Q5.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 SW와 관련된 일인가요?
시현: 저는 유아 교사가 되고 싶어요.
보윤: 저는 커서 경찰이 돼서 컴퓨터를 활용한 과학수사를 하고 싶어요.
보윤 학생의 장래희망을 듣고 김성영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수업 시간마다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요. ‘여러분이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 교수님이 데이터 분석해서 가지고 오란 말씀을 수시로 하실 거예요. 홍보나 기획 업무를 잘하려면 수요자 니즈를 알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또 데이터 분석 단계가 필요합니다’ 그럼 아이들이 동그란 눈으로 고개를 끄덕끄덕해요. 지금도 그런데 앞으로 점점 더 그런 경향이 커지겠지요. 프로그램 개발이 아닌 어떤 분야에 종사하더라도 자신이나 조직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와 기술을 사용할지 정도를 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사회가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오늘도 뜨겁게 도전하고 있는 선생님들께 박수를 보내며 주니어 SW 아카데미가 힘껏 도와드릴 것을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