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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AI를 품고 몽글몽글 자라나 세상을 채울 분홍색 꿈

2023.11.30

2023 학교에 가다

대구 동변초등학교

세상의 모든 학교는 꿈이 자라고, 꿈을 키우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무한히 피어날 아이들의 꿈을 그려낸다면 어떤 색이 가장 어울릴까요?

가을이 끝나갈 무렵 찾아간 대구 동변초등학교에선 분홍색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분홍색 꿈이 가득한 동변초등학교 4층에는 아주 특별한 교실이 있습니다.
AI, SW 등 창의융합 수업을 진행하는 열린 공간, ‘상상제작소’에서 6학년 5반 학생들이 3~4명씩 머리를 맞댄 채 조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단체로 맞춰 입은 후드티셔츠의 분홍색이 상상력을 더욱 아름답게 부풀리는 듯하죠!

오늘 수업은 ‘주니어 SW 아카데미’ Save 과정 5단원 ‘새와 동물을 구해줘’를 마무리하는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부터 조별로 주제를 잡고 이미지 학습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요. 오늘은 조별 발표까지 진행이 된다고 합니다.

▲ 각자 역할을 맡아 자유롭게 의견을 조율하며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가는 친구들의 모습이 마치 IT 스타트업 사무실 풍경 같아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친구들 먼저 만나볼까요.

Q

지금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건가요?

김선율 학생

로드킬의 위험에서 고라니를 지켜주는 AI를 만들고 있어요. 저희 친척 한 분이 고라니를 친 적이 있어서 이 주제에 더 관심이 생겼고요. 우리 조 네 명이 힘을 합해서 프로그램을 짰어요.

▲ 서로의 의견을 모아서 같은 방향으로 함께 가는 것도 중요한 배움이죠

Q

문제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는 건가요?

김선율 학생

고라니 같은 생물이 가까이 오면 모션 인식 프로그램으로 탐지해서 경고음과 레이저를 발생하는 장치를 도로에 설치하고요. 차에도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능을 달도록 하는 거예요.

Q

‘주니어 SW 아카데미’ 수업을 받기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AI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게 있을까요?

김선율 학생

AI가 우리 삶을 편리하게 도와주긴 하지만 실제 기술은 무척 체계적이고 어려운 과정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주니어 SW 아카데미 수업을 통해서 어린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저는 소설 작가가 꿈인데요. AI를 공부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그 내용을 소설에 풍부하게 담아내고 싶어졌어요.

야무지게 AI의 미래와 자신의 꿈을 연결시키는 선율 학생을 대견하게 바라보시는 이민우 선생님에게도 질문을 드려봅니다.

Q

‘주니어 SW 아카데미’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또 수업 방향은 어떻게 잡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자유로운 수업을 좋아합니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많이 던지며 개발자와 과학자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처럼 수업을 진행하려고 노력하죠. ‘주니어 SW 아카데미’는 교재도 이해하기 쉽게 잘 되어있고 AI 보드 같은 교구들이 제공되니까 자율적인 수업을 하기가 정말 좋습니다.
저는 PPT를 띄워서 수업을 진행하기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고 도전하도록 이끌고 있는데요. 코드를 직접 짜보고 실패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발전한다고 생각하거든요.

▲ 잘 안된다고 실망은 금물. 실패가 더 많은 배움을 주는 거란다

Q

동변초등학교 2학기 연구 프로젝트인 ‘환경’과 ‘진로’를 수업과 연결시켜서 상승효과를 내도록 과정을 설계하셨다고요?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게 자연스럽게 진로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요. 수업이 진행되면서 AI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우리 삶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알게 된 아이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쌤! 이것도 인공지능이에요?

놀라운 발견들 덕분에 더욱 즐겁고 신나는 교실인데요. 새들이 방음벽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있는 박진하 학생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Q

친구들을 이끌면서 익숙하게 진행하는 걸 보니까 예전부터 코딩에 관심이 많았나 봐요?

박진하 학생

‘주니어 SW 아카데미’를 하면서 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걸 하게 되니까 새롭고 재밌어요. 친구들과 방음벽에 새가 충돌하는 걸 막는 방법을 연구했는데요. 시간이 부족해서 코딩까지 완벽하게 해내진 못했지만 얼마든지 가능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문제의 원인을 알아내고 해결방법을 찾는다면 그걸 지속하는 방안이 중요하겠죠?

Q

그렇다면 우리 진하 학생은 미래의 꿈도 컴퓨터와 연관된 것일까요?

박진하 학생

저는 배드민턴을 하고 있고, 배드민턴 선수로 성공하는 게 꿈인데요. 이제 배드민턴을 치는 AI도 등장할 수 있잖아요. 그렇다면 AI를 잘 알아야 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 바로 이런 게 바로 선생님이 기대한 AI와 미래 진로의 연결이군요. 다음으로 진지하게 발표를 이어가고 있는 김수아 학생도 만나봅니다.

Q

고라니 로드킬을 막는 프로그램이군요. 같은 주제를 다룬 옆자리 조와는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연구를 했는지 궁금하네요?

김수아 학생

고라니는 먹이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고 빛을 보면 달려드는 특성이 있어요. 그 점을활용해 고라니 서식지 근처 도로 주변에 장소를 만들어서 자동차보다 밝은 조명을 비추고요. 그곳에 고라니가 오면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예요. 그렇게 학습이 되면 배가 고픈 고라니가 자동차 불빛 대신 이쪽을 찾지 않을까요.

▲ 과정은 즐겁게! 발표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Q

수아 학생도 ‘주니어 SW 아카데미’를 만나기 이전과 이후에 생각이나 관심이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김수아 학생

처음에는 AI를 그냥 단순 로봇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AI에도 감정을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범죄를 연구하고 수사하는 프로파일러가 꿈인데요. 프로파일링은 사람의 심리를 읽는 거라서 힘든 작업이잖아요.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AI를 잘 훈련시키면 프로파일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AI를 중심으로 각자의 꿈을 완성해가는 아름다운 동행.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 박진하 학생, 이민우 교사, 김수아 학생, 김선율 학생

동변초등학교 6학년 5반 학생들은 어쩜 이렇게 모두 똑똑하고 야무질까요. 담임 선생님의 자상한 지도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을 텐데요. 학생들 발표가 다 끝난 후 마지막 질문을 드렸습니다.

Q

오늘 학생들 발표가 선생님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했을까요?

물론 기대 이상이었죠. 특히 코드 작성을 할 때 아이들이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모습, 그리고 같은 문제도 각자 다른 관점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저는 AI 보드로 이걸 해볼래요”할 때 “그럼 교재를 보면서 잘 연구해봐”하고는 그냥 놔뒀거든요. 그런데 깜짝 놀랄 정도로 새로운 걸 해낸 친구도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 자율적인 환경에서 더욱 건강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꿈을 믿습니다

자유를 강조하는 교실의 힘이 바로 이런 거군요!
이 모든 게 ‘주니어 SW 아카데미’라는 든든한 지원군 덕분이라고 강조하는 선생님 말씀에 더욱 행복한 취재 현장이었습니다.